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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넬라(Gardnerella vaginalis), 세균성 질염(Bacterial vaginosis)

by Dr. 그루크낭 2023.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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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이 많이 나와서 속옷이 젖을 정도인가요? 아니면 분비물에서 생선 비린내와 같은 나쁜 냄새가 나던가요? 혹시 병원에서 균검사를 했는데 세균성 질염이라고 들었거나 가드넬라균이 나왔다는 연락을 받았나요? 오늘은 여성들에게 감기처럼 흔한 세균성 질염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세균성 질염을 일으키는 원인인 가드넬라 바지날리스(Gardnerella vaginalis) 세균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고 세균성 질염을 치료하는 방법과 치료하지 않았을 경우에 생길 수 있는 합병증에 대해서도 알아보도록 합시다.

 

세균성 질염은 성관계 유무와 관계없이 여성이라면 누구든지 생길 수 있는 질염입니다.
목차
1. 가드넬라, 세균성 질염이 무엇인가요?
2. 가드넬라, 세균성 질염의 증상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3. 가드넬라, 세균성 질염이 있는지는 어떻게 검사하나요?
4. 가드넬라, 세균성 질염은 꼭 치료해야 하나요? 어떻게 치료하나요?
5. 가드넬라, 세균성 질염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하나요?
맺음말

 

 

 

 

1. 가드넬라, 세균성 질염이 무엇인가요?

가드넬라(Gardnerella)는 세균성 질염의 주원인이 되는 세균입니다. 가드넬라 바지날리스(Gardnerella vaginalis)는 정상적으로 질내에 존재하는 세균 중에 하나이지만 가드넬라가 과도하게 늘어나면 세균성 질염을 일으키게 됩니다. 세균성 질염은 전체 여성 질염의 약 60~7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매우 흔합니다. 그리고 성관계 경험이 없었던 어린 여성에서도 생길 수 있는 질염입니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질내 세균총은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i) 종이 우세하지만 질 내부의 환경이 질염균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라면 질내 세균총의 균형이 깨지면서 세균성 질염이 발생하게 됩니다. 가드넬라 바지날리스(Gardnerella vaginalis) 이외에도 세균성 질염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균으로는 Prevotella bivia, Mobiluncus mulieris, Mycoplasma hominis, Bacteriodes, Peptostreptococcus 등이 있습니다.  

 

2. 가드넬라, 세균성 질염의 증상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가드넬라 바지날리스(Gardnerella vaginalis)가 질 내에 있다고 하더라도 세균성 질염으로 진행되지 않는 한 증상이 없을 수 있습니다. 세균성 질염을 가진 대부분의 여성은 악취가 나는 질 분비물(foul smelling vaginal discharge), 생선 비린내가 나는 질 분비물, 소변이 나오는 것처럼 왈칵 쏟아지는 질 분비물이 있다고 증상을 호소합니다. 드물게는 가려움증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3. 가드넬라, 세균성 질염이 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세균성 질염이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산부인과에서는 환자가 불편하다고 말하는 증상을 듣고 나서 질경을 사용해 자궁경부와 질 분비물을 진찰을 하고 필요한 검사방법을 정하게 됩니다. 아직 성관계 경험이 없는 분이거나 질 안쪽을 진찰했을 때 추가검사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특별한 검사 없이 약처방만 해주는 것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분비물 색이 노랗거나 연둣빛, 심한 자궁경부 염증으로 출혈이 있는 경우, 심한 악취가 나는 분비물이 있다면 성병균 검사를 받아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단순 세균성 질염 뿐만 아니라 클라미디아, 임질, 트라코모나스와 같은 성매개 감염도 함께 있을 가능성이 있고, 그 원인에 따라서 처방하는 항생제 종류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1) 자궁경부암 검진에서 우연히 발견

산부인과 진료는 많은 여성들이 꺼려하기 때문에 질 분비물이 늘었다거나 질 출혈이 생겼다거나 배가 아프다거나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산부인과에 내원해서 진료를 보는 김에 자궁경부암 검진도 함께 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합니다. 질 분비물이 많았던 분들은 자궁경부암 검사에서 세균성 질염이 확인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빨간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것은 클루세포(Clue cell)라고 부릅니다. 세균성 질염을 나타냅니다.

자궁경부 세포도말검사에서 상피세포를 관찰하다 보면 클루세포(Clue cell)라는 것이 보일 때가 있습니다. 질 상피세포가 세균들에 둘러싸여서 세포 경계가 뚜렷하지 않고 흐릿하게 보이면 이것을 클루세포(Clue cell)라고 부릅니다. 위의 사진에서 빨간색 화살표가 가리키고 있는 것이 클루세포이며 이것은 세균성 질염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클루세포보다 위쪽에 세포의 경계가 뚜렷하게 관찰되는 정상 질 상피세포가 보입니다. 

 

 

2) 그람염색 (Gram-stained smear) - Nugent score

질 분비물을 작은 유리(슬라이드 글라스)에 펴바른 다음 '그람염색(Gram-stain)'이라고 하는 과정을 거쳐서 세균이 잘 보이게 만들어서 현미경으로 관찰하게 됩니다.  질 분비물 속에 세균이 얼마나 많은지를 점수를 매겨서 일정 점수가 넘어가면 세균성 질염으로 진단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점수를 매기는 것을 Nugent Scoring system이라고 하는데, Nugent score 0-3점은 정상 질내 세균총, Nugent score 4~6점은 중간 정도의 질내 세균총을 가졌다고 판단합니다. Nugent score 7~10점은 세균성 질염을 의미하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합니다. 

 

 

3) 12종 성병균(STD) 검사 

냄새나는 냉으로 병원 진료를 보신 적이 있나요? 질 분비물의 색깔이나 점도, 거품의 유무 등에 따라 클라미디아 감염, 트라코모나스 감염, 임질 등 같은 다른 감염도 확인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성병균(STD) 검사를 통해서 가드넬라 감염이 맞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가드넬라에 의한 세균성 질염은 성매개 감염은 아니지만 성관계로 전파되는 다른 성병균이 아닌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함께 검사합니다. 성병균 검사는 검사 항목 수에 따라서 6종 혹은 12종 검사가 있는데 12종 이상의 성병균 검사를 해야 가드넬라 감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가드넬라, 세균성 질염은 꼭 치료해야하나요?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가드넬라 바지날리스(Gardnerella vaginalis)가 검사에서 확인되었더라도 증상이 없는 가드넬라 집락화는 치료할 필요가 없습니다. 증상이 없는 가드넬라 감염 환자의 약 30%는 치료가 없더라도 정상적인 질내 균형을 찾아가면서 자체적으로 해결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생활하는데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질 분비물이 늘어났거나 냄새가 난다면 치료를 받아야합니다. 세균성 질염은 성관계로 전파가 되는 성매개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성관계 파트너도 함께 치료할 필요는 없습니다.

 

증상이 있는 세균성 질염은 경구 항생제를 복용하거나 항생제 질크림을 통해서 치료합니다. 세균성 질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 다른 성병균 감염의 위험성이 증가합니다. 그리고 수술 후 발생하는 감염의 위험성이 증가합니다. 특히 세균성 질염이 확인된 임산부라면 반드시 치료받아야 합니다. 임산부가 세균성 질염을 치료하지 않을 경우 조기 진통, 조기 양막 파열, 출산 후 자궁내막염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메트로니다졸(Metronidazole) 경구용 항생제
메트로니다졸(Metronidazole) 질크림

세균성 질염은 간단히 메트로니다졸이나 클린다미이신이라는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세균성 질염을 치료하는 1차 치료 약제는 메트로니다졸 경구 항생제와 질크림입니다. 만일 1차 약제로 세균성 질염을 치료한 후에도 반복적으로 세균성 질염 증상이 반복된다거나 메트로니다졸 항생제에 부작용이 있다면 항생제를 변경하여 다시 치료해 볼 수 있습니다. 

클린다마이신(Clindamycin) 경구용 항생제
클린다마이신(Clindamycin) 질크림

세균성 질염을 치료하는 2차 치료 약제로는 클린다마이신 경구 항생제와 질크림이 있습니다. 세균성 질염은 항생제를 복용해서 간단히 치료할 수 있으나 재발율이 매우 높습니다. 최대 80% 환자에서 증상 재발하는 것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만일 증상이 자주 재발한다면 무조건 항생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하기 보다는 질내 정상적인 세균총을 회복할 수 있도록 꾸준히 관리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세균성 질염을 유발할 수 있는 행동들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내용에 대해서는 바로 아래에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5. 가드넬라, 세균성 질염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세균성 질염은 성관계로 전파가 되는 성병이 아닙니다. 하지만 잦은 성관계를 하거나 여러 명의 성관계 파트너가 있을 경우 세균성 질염에 걸릴 위험이 커집니다. 따라서 세균성 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른 성매개 감염 예방법과 마찬가지로 콘돔을 사용하고, 안전한 성관계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세균성 질염을 유발할 수 있는 좋지 않은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잦은 욕조 목욕, 질 세척, 처방받지 않은 질 내 위생용품 사용 등은 질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질염을 유발할 만한 나쁜 습관이 없는데도 반복적인 질염으로 고생한다면, 질 유산균 복용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맺음말

세균성 질염은 매우 흔해서 '질 감기'라고도 말합니다. 세균성 질염은 성관계 유무에 상관없이 여성이라면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염입니다. 진료를 보다 보면 질염이 왜 걸렸는지, 왜 자주 걸리는지 질문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평소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고 운동도 열심히 했는데 질염에 걸렸다며 억울해합니다. 평소 건강관리에 노력했다고 하더라도 정상적인 질내 세균총의 균형을 깨트릴만한 행동을 자주 한다면 질염에 걸릴 수 있습니다. 질염 증상이 자주 재발한다면서 성매개 감염에 대한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질염 증상이 있어도 이를 무시하고 계속 방치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질내 세균총의 균형이 깨진 채로 오랜 시간 지내게 되면 성매개 감염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세균성 질염이 심각한 감염은 아니지만 여성 건강을 위해서 무시할 수 없는 질환입니다. 따라서 세균성 질염으로 진단받았다면 이를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받으세요.

 


참고문헌 

Diagnosis of Bacterial Vaginosis: Amsel's Criteria vs Nugent's scoring , Published 1 June 2016 Medicine, Biology - S. Rao, K. G. Pindi et 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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