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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검진결과 해석하기

건강검진 결과 매독이라고?

by Dr. 그루크낭 2023.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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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을 했는데 갑자기 매독이 의심된다고 들었나요? 아니면, 배우자 혈액검사 상 매독이 의심되니 검사를 받으라는 권유를 받았나요? 오늘은 건강검진으로 우연히 알게 된 매독감염에 대한 내용입니다. 

 

매독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감염이 의심된다면 정밀검사가 필요합니다.
목차
1. 매독(syphilis)이 무엇인가요?
2. 매독 증상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잠복매독이란?
3. 매독이 의심되면 어떤 검사를 하나요?
4. 매독을 어떻게 치료하나요?
맺음말

 

 

 

 

1. 매독(Syphilis)이 뭔가요? 

매독(Syphilis)은 스피로헤타(spirocheta)과에 속하는 트레포네마 팔리듐(Treponema pallidum)이라는 세균에 감염되어 생기는 성매개감염병입니다. 주로 성관계 시 감염자의 피부나 점막을 통해서 감염이 되지만, 매독에 감염된 산모의 자궁에서 태아가 감염될 수 있고 드물게 의료계 종사자가 매독에 감염된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 혈액을 통해 감염이 되기도 합니다. 공중화장실을 사용하거나 오염된 수영장물, 욕조 등을 통해서는 전파가 되지 않습니다.

 

매독균(Treponema pallidum, 트레포네마 팔리듐)의 다크필드 현미경 사진입니다.

 

매독은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는 감염성 질병지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심각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매독에 걸린 많은 사람들은 무증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트리포네마의 감염이 있어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잠복매독(Latent syphilis)은 감염된 것을 모르고 수년 동안 매독 감염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잠복매독(Latent syphilis)이 있는 사람은 평소 증상이 없었기 때문에 매독에 감염된 것도 모르고 지내다가 건강검진이나 수술 전 검사, 헌혈, 산전검사 등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간혹 성관계 파트너가 매독 진단을 받아서 함께 검사를 하던 도중에 발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2. 매독의 증상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잠복매독이 뭔가요?

 

매독의 잠복기는 10일~90일 정도로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평균적으로는 3주(21일)입니다. 매독은 감염이 진행된 정도에 따라 1기 매독, 2기 매독, 잠복매독, 3기 매독 이렇게 4가지 단계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각 단계마다 나타나는 징후와 증상은 다릅니다.

 

1) 1기 매독 

처음 매독에 감염이 되면 통증이 없는 궤양이 생길 수 있습니다. 궤양은 한 개만 생길 수도 있고 여러 개가 생길 수 도 있는데 주로 음경, 질, 항문, 직장과 같이 성기와 가까운 부위에 많이 생기지만 입술, 혀 등에도 발생합니다. 1기 매독에서 보이는 특징적인 궤양을 경성하감(chancre)이라고 부르는데 이 궤양은 일반적으로 단단하고 경계가 둥글고 뚜렷하며 통증이 없기 때문에 궤양이 생긴 것도 모르고 지나갈 수 있습니다.

경계가 둥글고 뚜렷하며 통증이 없는 궤양

궤양 이외에 국소 임파선이 붓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으나 통증은 없습니다. 궤양은 보통 3주에서 6주 동안 지속되다가 치료를 안 해도 병변이 사라지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 2기 매독으로 진행됩니다. 만일 매독 감염을 알아차렸다면 궤양이 사라졌더라도 빠른 시일 내에 치료를 받아야 2기 매독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2) 2기 매독

매독에 감염된 지 모르고 있다가 1기 매독 치료를 안 받은 경우 2기 매독으로 진행되는데 2기 매독은 증상이 전신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경성하감이라고 부르는 1기 매독의 증상인 매독궤양(Chancre)이 발생한 후 3~6주가 지나면 매독진(Syphilid)이라고 불리는 특징적인 발진이 피부나 점막에 나타나면서 2기 매독으로 진행됩니다. 2기 매독의 피부 병변은 보통 손바닥과 발바닥을 포함한 몸통과 사지 전체에 나타날 수 있는데 발진은 황반(macular) 또는 농포성(pustular)이며 트레포네마 균이 가득하여 감염력이 높습니다.

 

2기 매독에서 관찰할 수 있는 매독진

 

2기 매독에서 나타나는 탈모는 두피에 고르지 못한 모습을 나타냅니다. ("moth eaten")

 

발진 이외에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는 발열, 근육통, 피로와 같은 전신 증상이 있고 림프절 부종, 인후통, 고르지 못한 탈모, 두통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2기 매독 증상은 치료를 받지 않아도 시간이 흐르면 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치료를 하지 않으면 감염은 잠복기로 들어가거나 3기 매독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3) 잠복 매독

잠복기는 감염은 있지만, 눈에 띄는 증상이나 징후가 없는 기간을 말합니다. 2기 매독 증상이 모두 사라진 이후부터는 잠복기 매독으로 봅니다. 치료하지 않은 매독은 증상이나 징후가 없더라도 몸에 남아있습니다. 만일 1기 매독이나 2기 매독 증상이 있어서 적절하게 치료를 받은 경우에는 잠복매독으로 분류하지 않습니다. 평소 증상이 없었기 때문에 매독에 감염된 것도 모르고 지내다가 건강검진이나 수술 전 검사, 헌혈, 산전검사 등을 하다가 우연히 혈액검사에서 매독감염이 확인되었다면 잠복매독(latent syphilis)으로 봅니다. 간혹 성관계 파트너가 매독 진단을 받아서 함께 검사를 하던 도중에 발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잠복매독(latent syphilis)은 처음 감염이 된 시점부터 1년이 안 지났으면 조기 잠복매독(Early latent syphilis),  첫 감염 시점에서 1년 이상 지났으면 후기 잠복매독(late latent syphilis)으로 분류합니다. 조기 잠복매독과 후기 잠복매독을 나누는 기준이 되는 시점은 미국 CDC와 우리나라의 경우 1년을 기준으로 하고 있으나, 세계보건기구의 기준은 2년으로 다릅니다. 실제 대부분의 경우는 정확한 첫 감염시점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 12 개월 이내에 초기감염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충분한 증거가 없다면 매독 감염의 지속기간을 알 수 없기 때문에 1년 이상 지난 것으로 간주하고 후기 잠복매독으로 분류합니다. 잠복매독은 보통 수개월 동안 지속되지만 경우에 따라 일생동안 지속될 수도 있습니다. 

 

잠복 매독을 조기 잠복매독과 후기 잠복매독으로 구별 지어 나누는 이유는 성관계로 전염력이 있는 2기 잠복매독으로 거꾸로 진행할 가능성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조기 잠복매독은 성관계를 통한 전염성이 있다고 간주되고 있으나 후기 잠복매독은 성행위를 통해서는 전염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하지만 임산부라면 후기 잠복매독 상태에서도 태아에게 전염이 가능합니다.

 

 

4) 3기 매독 

치료되지 않은 매독을 가진 사람들의 일부에서 3기 매독으로 진행이 될 수 있습니다. 3기 매독은 첫 매독 감염 후 10년~30년이 지난 후 나타날 수 있으며 여러 장기를 손상시켜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3기 매독의 증상은 어떤 장기를 매독균이 침범했는지에 따라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매독균은 뇌, 신경, 눈, 혈관, 간, 뼈, 관절 등을 침범할 수 있습니다.

 

안구에 매독균이 침범하면 각막 전체가 혼탁하게 변할 수 있습니다.

 

매독이 신경계를 침범하는 경우 신경매독이라고 부르는데 이런 경우 심한 두통, 근육 운동 장애, 근육 약화 또는 마비증상, 치매, 정신 집중 어려움, 성격변화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매독이 눈을 침범하는 경우 안구매독이라고 부릅니다. 안구매독이 생기면 눈의 통증, 발적, 빛에 대한 민감도, 흐릿한 시야, 실명 등이 나타납니다. 

 

 

 

 

3. 매독이 의심된다고 하는데 이제 어떤 검사를 하나요?

매독을 검사하기 위한 혈액 검사는 크게 2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매독균에 감염되면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도록 유도되는 일종의 자가항체를 측정하는 방법과 매독의 원인균인 트레포네마 팔리듐(Treponema pallidum) 항원에 특이적인 항체를 측정하는 방법입니다. 

 

1) 비특이적인 매독검사(Nontreponemal test) - RPR, VDRL

매독균에 감염되면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도록 유도되는 일종의 자가항체를 측정하는 방법을 비특이적인 매독검사(Nontreponemal test)라고 합니다. 매독에 감염이 되면 우리 몸에는 항지질 항체들이 생길 수 있는데 이것을 측정하는 방법입니다. 매독균을 공격하는 항체가 생겼는지를 알아보는 게 아니기 때문에 비특이적인 검사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비특이적인 매독검사는 보통 건강검진이나 수술 전 검사, 헌혈, 산전검사 등에서 매독 감염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선별검사(Screening test)로 사용합니다. 또한 비특이적인 매독검사(Nontreponemal test)는 매독 질병의 활성도를 반영하기 때문에 치료를 한 이후에 효과가 있는지 치료 반응과 매독 재발 또는 재감염 여부를 판단할 때도 사용합니다. 매독의 활성도를 평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비특이적 검사를 할 때는 환자의 혈청을 희석하여 정량 검사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비특이적인 검사에는 RPR과 VDRL이 있습니다. RPR검사는 Rapid Plasma Reagin의 약자고, VDRL검사는 Venereal Disease Research Laboratory의 약자입니다. 매독 감염으로 인체에 생성되는 일군의 항지질 항체들은 예전에 'reagin'이라고 불렀습니다. RPR검사와 VDRL검사는 이런 항체들의 응집반응(agglutination)으로 항체가 있는지를 보는 검사로 기본적으로 같은 검사입니다. 

 

RPR 검사는 상품화된 키트를 사용하여 항체의 응집 반응 발생 여부를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어서 편리하기 때문에 널리 사용하고 있습니다. VDRL 검사는 수작업을 통해 복합항원(purified cardiolipin-lecithin-cholesterol)과 환자의 혈청을 슬라이드 위에서 섞어 응집 반응이 생기는지를 현미경을 통해서 관찰하는 것이라 RPR 검사에 비해 사람에 의한 실수 가능성이 조금 더 있지만 신경매독 진단에는 RPR 검사보다 민감도가 우수합니다.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매독 감염이 의심된다고 들었다면, 비특이적인 매독검사인 RPR검사 혹은 VDRL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것입니다. 그러나 이 검사는 매독 감염이 아닌데도 양성으로 나오는 위양성인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다음에 설명할 특이적인 매독검사로 확실하게 진단을 받아야만 합니다.

 

 

2) 특이적인 매독검사(Treponemal test) - TPHA, TPPA, FTA-ABS, CIA, EIA

특이적인 매독검사(Treponemal test)라는 것은 매독의 원인균인 트레포네마 팔리듐(Treponema pallidum) 항원에 대한 특이 항체를 측정하는 검사입니다. 만일 비특이적인 매독검사인 RPR 검사 또는 VDRL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는다면 정말로 매독 감염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특이적인 매독검사를 시행하게 됩니다. 특이적인 매독검사(Treponemal test) 2가지에서 음성이 나온다면 그 사람은 매독 감염이 아닌 것으로 판정합니다. 

 

특이적인 매독검사의 종류는 다양한데, 검사를 할 때는 2가지 서로 다른 검사를 사용합니다.

Treponemal test 종류
TPHA Treponema pallidum heamagglutination assay
TPPA Treponema pallidum passive particle agglutination
FTA-ABS Fluorescent treponemal antibody absorbed test
CIA Chemiluminescence immunoassay
EIA Enzyme immunoassay

TPHA는 검사를 할 때 적혈구를 사용해야 하고 수작업으로 검사를 하기 때문에 불편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전에 많이 사용되는 검사였으나 최근에 CIA나 EIA 검사와 같이 대규모로 검체 처리하는 것이 쉽고, 정확도도 높은 검사들이 보급됨에 따라 최근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위의 특이적인 매독검사 종류 중에서 많은 기관에서 사용하는 2가지 검사 조합은 FTA-ABS IgG와 함께 CIA를 검사하거나  FTA-ABS IgG와 함께 EIA를 검사하는 것입니다. 

이전에 매독을 치료받은 적도 없고, 특별한 매독 증상도 없었던 사람의 매독검사 결과 해석하기
사례 비특이적 매독검사
(RPR 또는 VDRL)
특이적 매독검사 결과해석
FTA-ABS IgG  CIA 또는 EIA 
A 양성 음성 음성 매독 감염 아님.
B 양성 음성 양성 잠복매독 가능성 있음
C 양성 양성 음성 잠복매독 가능성 있음
D 양성 양성 양성 잠복매독

 

 

 

 

4. 잠복매독으로 진단받았는데 이제 어떤 치료를 해야 하나요?

매독으로 진단을 받으면 페니실린 주사로 치료를 합니다. 1기, 2기, 초기 잠복매독의 경우 벤자딘 페니실린 G  주사를 1번만 맞으면 됩니다. 후기 잠복매독이거나 감염의 지속 기간을 알 수 없는 잠복매독 환자는 1주일 간격으로 총 3회의 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만일 페니실린에 알레르기가 있는 분이라면 독시사이클린, 테트라시이클린, 세프트리악손(신경매독)과 같은 항생제를 사용해 볼 수도 있습니다.

 

 

매독치료를 받게 되었다면 성관계 파트너에게도 알려서 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치료가 끝날 때까지는 성관계를 가져서는 안 됩니다. 매독 치료를 성공적으로 끝냈더라도 재감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비특이적 매독검사를 통해서 재감염 유무를 확인해야 합니다. 

 

잠복매독으로 진단받은 사람과 장기간 성관계를 갖은 사람도 매독에 대해 임상적인 평가와 혈청학적 검사를 받아야 하며, 검사 결과에 따라 치료를 결정합니다. 

 

맺음말

매독감염이 의심된다고 들은 사람들은 매독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은 매우 클 수밖에 없습니다. 매독감염이 있었더라도 감염된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거나 증상이 없었다면 오랜 기간 동안 잠복매독 상태로 살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매독 감염이 의심된다고 들었거나 성관계를 가졌던 사람이 매독으로 진단받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부끄러워하지 말고 병원에서 매독에 대한 혈액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매독은 페니실린 주사로 치료할 수 있는 병입니다. 증상이 없으면 치료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매독은 증상이 없더라도 잠복매독 상태로 수년간 지속되다가 3기 매독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3기 매독으로 진행되면 돌이키기 어려운 심각한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만일 매독이 의심되어 추가검사를 앞두고 계시거나 치료를 망설이고 있다면 꼭 병원에서 상담 후에 치료받기를 권해드립니다.


참고문헌 : 잠복매독 진단을 위한 혈청 검사의 해석, 최상호  

                  Habif’s Clinical Dermatology : A Color Guide to Diagnosis and Therapy- James Dinulos , Elsevier (2020)

                  CDC syphil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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