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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검진결과 해석하기

칸디다 질염(Candida vaginitis)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드립니다.

by Dr. 그루크낭 2023.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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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자궁경부암 검사결과에서 칸디다 감염이 발견되었다고 들었나요? 아니면 외음부가 붓고 가려워서 진료를 보셨나요? 두부 찌꺼기 혹은 치즈 같은 분비물이 나왔나요? 칸디다 질염이라고 진단받고 약을 받았는데, 이게 무서운 병인지 아닌지 궁금하고 걱정된다면 한번 읽어보세요. 오늘은 칸디다 질염에 대한 궁금증을 한번 풀어보고자 합니다. 
 

목차
1. 칸디다 질염이 무엇인가요?
2. 칸디다 질염은 어떤 증상이 있나요?
3. 칸디다 질염은 왜 걸리나요?
4. 칸디다 질염은 어떻게 진단하나요?
5. 칸디다 질염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6. 칸디다 질염은 어떻게 예방할 수 있나요?
맺음말

 

 

1. 칸디다 질염(Candida Vaginitis) 혹은 칸디다 외음질염(Candida Vulvovaginitis, CVV)이란?

칸디다 질염(Candida vaginitis)칸디다 알비칸스(Candida albicans)에 의해서 생기는 곰팡이성 질환으로 여성이라면 일생에 한 번 이상은 경험하는 흔한 감염입니다. 여성의 약 절반정도는 1년에 2번 이상 칸디다 질염에 걸린다고 합니다. 칸디다 질염(Candida vaginitis)은 감염이 질 안쪽에 국한된 경우에 쓰는 명칭이고, 칸디다 외음질염(Candida vulvovaginitis)는 질 안쪽뿐만 아니라 생식기 주변인 외음부에도 감염이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입니다.
 

 

2. 칸디다 질염은 어떤 증상이 있나요?

칸디다 질염이나 칸디다 외음질염에 걸리면 질 안쪽이나 외음부가 가렵게 됩니다. 외음부 가려움을 유발하는 질환은 많지만 칸디다 외음질염이 가장 흔합니다. 위의 사진처럼 두부를 으깬 것 같은 흰색 분비물 혹은 리코타 치즈 같은 흰 찌꺼기 냉이 나오면 칸디다 질염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칸디다 외음질염 때문에 성교시 통증이 생길 수도 있고, 소변을 볼 때 통증이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질 안쪽에서 칸디다 곰팡이가 덩어리로 쏟아져서 나오면, 가렵기도 하지만 외음부가 빨갛게 붓고 아플 수 있습니다. 
 

 

3. 칸디다 질염은 왜 걸리나요? 

칸디다는 사람에게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균 중에 하나입니다. 우리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감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런 감염을 기회감염이라고 부릅니다. 감염부위에 따라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흔히 피부나 점막의 표층에 국한된 감염을 일으켜 구인두나 식도, 외음부, 질, 손발톱 주위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칸디다 외음질염은 가장 흔한 표재성 칸디다증의 일부입니다.
 

구강 칸디다증 사진 - 혀의 표면에 흰색 플라크(white plaque)가 보입니다.

 
칸디다 감염의 원인이 되는 병원균의 종류에는 칸디다 알비칸스(Candida albicans), 칸디다 트로피칼리스(Candida tropicalis), 칸디다 글라브라타(Candida glabrata) 등이 있습니다. 주로 칸디다 외음질염을 일으키는 주된 칸디다 종류는 칸디다 알비칸스(Candida albicans)로 85~90%의 원인을 차지합니다.  칸디다 글라브라타(Candida glabrata)는 최대 10% 정도 밖에 안되기 때문에 칸디다 감염에서 종류를 정확하게 밝히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칸디다 알비칸스는 형태학적으로 두 가지 다른 형태로 존재할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 참고)

칸디다 알비칸스(Candida albicans)의 모습 (a) Blastospores (b) hyphae

위의 그림에서 왼쪽에 있는 (a) 사진을 살펴보면 싹이 돋아나는 모양을 한 포자들이 관찰됩니다. 칸디다 알비칸스는 왼쪽 (a) 'budding blastospores'라고 부르는 모습의 형태로 있다가 (b) 사진에서 보이는 길쭉한 균사(hyphae) 모양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두 가지 형태는 서로 전환이 가능하며,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이 두 가지 모습이 섞여서 관찰됩니다. 균사는 접촉굴성(thigmotropism), 즉 접촉을 감지(contact sensing)해서 세포 층을 통해서 혹은 세포와 세포사이를 비집고 약한 부분을 찾아 침투하는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칸디다 알비칸스(Candida albicans)의 성장형태 모습

 
위의 그림은 칸디다 알비칸스의 성장형태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A 방향은  칸디다 알비칸스의 싹이 트는 형태(budding morphology)를 보여줍니다.  B 방향은 균사 형성((hyphal formation)과정을 보여줍니다. C 방향은 균사 형성(hyphal formation)으로 이어지는 병균관 형성(germ-tube formation)을 보여줍니다. D 방향은 유사균사 형성(pseudohyphal formation)을 보여줍니다.  이런 표현형 간의 상호전환은 유성 생식을 못하는 한계를 극복하고 다양성을 획득하는 수단이 됩니다. 
 
항생제를 오랜 기간 동안 복용하거나, 임신을 했거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들은 질 내 유산균과 정상 질 세균의 농도가 낮아지게 됩니다. 이럴 때 진균(곰팡이)이 과도하게 늘어나면서 칸디다 외음질염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꽉 조이는 하의를 자주 입거나 젖은 수영복을 오래 입고 있는 것도 진균(곰팡이성) 감염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4. 칸디다 질염은 어떻게 진단하나요?

칸디다 질염이 심한 경우에는 산부인과에서 진찰을 통해 특별한 검사없이도 진단을 할 수 있습니다.
자궁경부에서 질 분비물을 채취해 진료실에서 바로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법도 있지만 실제로는 이런 방식을 쓰는 곳은 드뭅니다. 대신 자궁경부암 검사를 했을 때 현미경으로 칸디다 감염이 확인되어 보고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자궁경부암 검사(pap smear)에서 발견된 칸디다 감염(Candida infection) : 균사 형태(Hyphal forms)가 관찰됩니다.

 
성병균 12종 검사(STD)를 하는 경우에 칸디다 알비칸스 감염을 알 수 있습니다. 
 

< STD 12종 검사결과 보고서 예시 >

 

 

5. 칸디다 질염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임상적 증상에 따라서 어떻게 치료할지를 결정합니다. 칸디다는 건강한 사람에게도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균입니다. 따라서 가래, 대변, 소변, 피부, 점막 등에서 칸디다가 검출되었다고 다 치료하는 것은 아니고 증상이 있다면 치료를 합니다.  면역력이 감소되어 있는 사람들은 피부 및 점막에 생긴 칸디다 감염을 조기에 치료해야 표피에 있는 칸디다균이 더 깊숙이 침투해서 내부 장기로까지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들, 특히 유아나 노인, 임산부, 면역억제제 사용자, 항암치료를 받는 암환자, 후천성 면역 결핍증(AIDS) 환자들은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아졸계열 항진균제 중에서 클로트리마졸(clotrimazole) 성분의 크림과 질정

 
칸디다 외음질염과 같은 표재성 칸디다증의 치료에는 니스타틴이나 아졸(azole)계 항진균제를 사용합니다. 감염된 부위에만 국소적으로 바를 수 있는 연고를 우선적으로 사용하지만, 질 안쪽을 연고를 바르기 어렵기 때문에 아졸계 항진균제 경구약을 처방하거나 항진균제 성분의 질정을 처방합니다. 
 

질정은 납작하고 각이 진 모양입니다.

질정은 보통 고용량 질정(500mg) 1정을 1일간만 넣거나 저용량의 질정(100mg) 1정을 5~6일간 넣는 방식으로 사용합니다. 항생제과 다르게 칸디다 외음질염에 사용할 수 있는 항진균제는 일반의약품으로 처방전 없이도 약국에서 구입이 가능합니다.  가끔 외음부와 질 안쪽의 가려움이 있는 경우에 약국에서 약을 구입해서 사용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주의해야 할 점은 칸디다 외음질염이 아닌데 이 약물을 사용할 경우 외음부의 따가움, 쓰라림이 심할 수 있고 증상이 전혀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본인에게 맞는 약을 처방받아서 사용하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6. 칸디다 질염은 어떻게 예방할 수 있나요?

칸디다 외음질염을 악화시키는 생활방식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면 속옷을 자주 갈아입고, 꽉 끼는 옷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나친 외음부 세정이나 질세척은 정상적인 질 내 유산균과 정상 질 세균의 농도를 떨어트려 감염에 취약하게 만들기 때문에 절대 하지 않도록 합니다. 정상적인 질 내 유산균의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유산균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질염 예방에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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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체중인 경우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정상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당뇨가 있는 분들은 철저한 혈당관리로 칸디다성 외음질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1년에 4번 이상 칸디다성 외음질염이 재발하는 경우에는 재발성 칸디다성 외음질염이라고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장기간 치료를 해야 할 수 있습니다. 
 

 
 

맺음말

 
오늘은 칸디다 감염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진료실에서 아주 흔히 보는 질환이고, 가볍게 넘기기 쉬운 질환입니다. 그러나 제대로 치료하지 않을 경우 나중에 피부나 점막에 국한된 표재성 질환이 아닌 침습성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칸디다 외음질염이 심했던 분들은 반드시 다시 진찰을 받아서 잘 나았는지 다시 한번 진료를 보시고 꼭! 확인받으시길 바랍니다. 
 
 


자료출처 : Gynecologic Pathology - Nucci Marisa R.  (2021, Elsevier Inc.) 
                    Hugo and Russell's Pharmaceutical Microbiology- Brendan F. Gilmore, Stephen P. Denyer (2023, Wiley-Black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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